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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재미’보다 ‘의미’!!!
CS(Customer Satisfaction) 이전에 ES(Employee Satisfaction)라는 말이 있다. ‘고객만족’보다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이 ‘직원만족’이다. 고객센터 체감 만족도를 높이려면 고객상담사의 체감 행복도가 높아져야 한다. 고객상담사가 체감 행복도가 높아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긴장을 풀어주는 마사지 기계도 필요하고 동료와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회식도 필요하겠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행복이다. 일시적 쾌락만으로는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없다. ‘재미’도 있어야 하지만 ‘의미’를 찾아야 한다. 상담 업무에 대한 성취와 보람을 느끼지 못하면서 일시적인 유머와 일회적인 쾌락은 오히려 일로 돌아 왔을 때 허무하고 허허롭다. 온전한 행복은 당장 얻는 ‘재미’보다 장기적으로 얻는 ‘보람’과 일이 주는 ‘성취’에서 온다.
그렇다면 상담사가 일에서 보람과 성취를 얻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돈 못지 않게 [일의 가치]를 보게 하자. 친구랑 만나는 것은 돈을 벌기는 커녕 돈을 쓰는데도 없는 시간을 쪼갠다. 아이를 키우는 것도 돈을 받기는 커녕 막대한 돈을 쓰면서도 부모가 되고 싶어 안달이다. 돈을 주지 않아도 우리가 의미를 생각하며 희생하는 일이 있다. 오히려 돈을 걸면 순전한 도덕성이 방해를 받는다.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사회를 위해 약간의 손해를 감수해달라고 부탁하면 50% 정도가 도덕적인 마음으로 찬성을 하는데, 돈을 걸고 손해를 감수해 달라고 하면 감수하려는 확률이 줄어든다고 한다. 돈을 걸었기 때문에 도덕적인 명분은 사그라들고, 돈의 액수가 합리적인지를 이성적으로 검토하다 보니 손해를 감수하는 확률이 더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고객센터도 비슷하다. 이 일의 가치와 도덕적 사명감 보다는 돈에 의해 좌지우지 하려다 보니 점점 조직이 ‘돈! 돈!’ 하게 된다. 고객센터의 존재이유가 ‘정성을 다하는 서비스 제공’이 아니라 ‘수익창출, 비용 절감’에 맞춰지면서 상담사들은 고객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돈으로 보게 된다. 물론 돈이 아니면 상담사가 움직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관리자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상담사가 다른 동기부여 요인을 기대할 것이 없기 때문에 ‘돈’에 집착하는 것이다. 그것의 방향을 바꿔주고, 다른 시각과 가치가 있음을 알려 주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그런데 리더부터 돈 이외의 이 일에 대한 가치를 놓친 채 조직 전체를 돈으로 보고 있으니 악순환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
환자들의 생명을 살리고 유대감을 키우기 위해 의사가 되었건만, 어느 순간 환자를 돈으로만 환산하고 해치워야 할 일로 보게 되면서 의사는 더 이상 일에 행복감을 갖을 수 없다. 약자를 보호하고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변호사가 되었건만, 어느 순간 의뢰인을 승률로 보고, 수임료를 따지다 보면 더 이상 일로서 얻는 행복감을 잃어버린다. 모두가 본연의 본분을 잊어버리고, 돈으로만 생각하면 일이 가져다 주는 원천의 기쁨은 뺏기게 된다. 고객센터 상담 업무도 돈벌이 그 이상의 ‘고객에게 새로운 정보를 주고, 고객이 모르는 것을 가르쳐 주고, 불편한 고객을 대신해서 도움을 드리는 것, 약한 고객에게 서비스와 아량을 베푸는 것’ 이라는 서비스 정신 없이는 행복감을 느끼기 어렵다. 우리의 상담으로 고객의 가족이 화해한 일, 우리의 서비스로 장애우가 길을 잃지 않고 집에 도착한 일, 우리의 헌신으로 노인이 구출된 일, 우리의 센스로 아이가 사고를 모면한 일, 이런 가치와 의미들을 구자회전하고 서로 나누자, 악성 컴플레인 고객과 진상 블랙고객만 구자회전하지 말고 말이다.
둘째, 매뉴얼 만이 아니라 [분별력]을 갖게 하자. 지나치게 규율만 강조하면 일을 제대로 처리하기 위한 판단력이 사라진다. 원칙대로 하면 책임은 내가 지는 게 아니라 원칙이 진다. 상담사들도 맨처음에는 매뉴얼과 스크립트를 답답해 하지만 어느 순간 매뉴얼에 익숙해 지고 스크립트 없이는 말을 못한다. 매뉴얼은 답답하고 귀찮지만 사고하고 분별하는 수고를 덜어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객과 상담을 할 때는 매뉴얼 대로만 해서는 안된다. 상황과 상대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융통성 있게 분별해야 한다. 열 받아서 트집 잡는 고객과 정말 궁금해서 묻는 고객, 장난 삼아 비아냥 거리는 고객과 보상 받기 위해 계획적으로 비아냥 거리는 고객은 응대도 처리도 달라야 한다. 이 고객이 어떤 고객인지, 이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판단하고 알아채는 능력, 자신의 짜증과 분노를 걷어내고 상황을 입체적으로 해석해내는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불이 났을 때 일반인은 고함, 사이렌소리와 연기 만을 보지만, 노련한 소방관은 전기화재인지, 기름 화재인지, 불길이 잡힌 화재인지, 인력 투입이 더 필요한 화재인지를 본다. 길을 지날 때 일반인은 외양만 보고 지나치지만, 베테랑 속옷 디자이너는 어떤 속옷을 입었는지, 무슨 속옷을 안 입었는지, 어느 부위의 바디 라인이 치명적인지를 본다. 이게 바로 전문가의 분별력이다. 이것은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지만 오래 했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같은 일만 반복하면 강력한 습관이 생기기는 하지만 꼭 노련해지는 것은 아니다. 나는 40년동안 걸었지만 아직도 걸음걸이에 자신이 없다. 오래 걸었다고 걸음걸이를 잘 하는 것이 아니다. 오래 한 게 다가 아니라 옳게 해야 한다. 세월을 참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목적의식적으로 분별해 내려는 안목 연습과 관찰훈련도 중요하다.
이제 시시콜콜 행동을 통제하기 보다 상담의 목적과 우리의 사명을 알려주고 그들이 스스로 분별해 낼 수 있도록 훈련시키자. 그래야 시키는 행동에 집착하지 않고 목적에 몰입하여 분별력을 갖고 재량권을 행사함으로써 상담 업무의 보람과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
셋째, [공감]과 [거리감]의 균형을 잡게 하자. 훌륭한 정원사는 마당주인이 해달라는 그대로 정원을 꾸미지 않는다. 그렇다고 본인이 원하는 스타일대로 정원을 꾸미지도 않는다. 마당주인이 좋아하는 색깔, 즐겨보는 전망, 생활 스타일을 파악하여 마당 주인이 잘 관리할 수 있는 정원을 꾸며준다. 훌륭한 미용사도 마찬가지다. 고객이 유명한 배우처럼 머리를 잘라 달랜다고 그대로 머리를 하지도 않고, 미용사가 판단하는 대로 머리를 하지도 않는다. 고객과 조율하여 고객이 진정 원하는 스타일을 파악하게 돕고, 그에게 가장 어울리는 최선의 머리스타일을 제안하여, 혼자 집에서도 관리하기 좋도록 머리를 매만져 준다.
고객상담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고객과의 공감도 중요하지만 거리감도 중요하다. 이 두가지를 극단적으로 갖게 되면 너무 고객 말에 휘둘리거나 너무 고객 상황을 배려치 않게 된다. 이 두가지를 균형 잡게 갖고 있는 상담사는 고객 입장을 배려하지만 전문가로서 최선의 선택을 조언해 줄 수 있다. 균형과 중용이 중요하다. ‘후회하느니 조심하는게 낫다’라는 말과 ‘망설이면 기회를 놓친다’는 극단적인 조언 속에서 중심과 균형을 잡고 조율 하는 것, 한쪽에서는 ‘진실을 말하라’고 하고 ‘한쪽에서는 진실도 덮어둬 할 때가 있다’고 말할 때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냐? 나도 모르겠다'고 포기하지 않고 그 중심 선을 잡으려고 하는 것, 이것이 바로 균형이다. 원래 균형은 기우뚱거리며 잡는다. 무조건 회사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것, 무조건 고객이 왕이라고 납작 엎드리는 것은 균형감이 빠져있다. 고객에게 공감하는 서비스 정신도 중요하지만 고객과 적절한 거리감을 갖고 이성적으로 인도하는 주인의식도 중요하다. 모호한 경계 속에 두가지를 함께 고려하며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는 것, 이것이 고객상담 전문가의 길이다. 말은 누구나 하지만 고객상담을 다 잘할 수 없는 것인게 바로 이런 균형감과 분별력 때문이다.
강태공은 손맛 때문에 낚시를 간다고 한다. 낚시를 진정으로 좋아하는 강태공은 고기를 잡아 매운탕을 먹기 위해서 낚시를 하는 게 아니라 고기를 낚을 때의 그 짜릿한 ‘손맛’ 때문에 한다. 뱃사공도 뱃전이 그리워 바다에 나간다고 한다. 진정한 뱃사공은 고기를 많이 잡아 돈을 많이 벌었을 때보다 넘실대는 바다를 보며 뱃전에 서서 고기를 기다릴 때가 더 행복하다.
진정한 상담사도 그래야 한다. 돈벌이로 상담을 하는 게 다가 아니라 급한 고객에게 도움을 주고 모르는 고객에게 안내를 할 때 보람을 느껴야 한다. 일에서 기쁨을 얻으려면 일에 대한 자부심, 일의 목적에 대한 믿음과 자랑스러움이 있어야 한다. 상담업무를 돈을 벌기 위한 ‘생업’으로 하는 상담사도 있겠고, 커리어를 쌓기 위한 ‘직업’으로 하는 상담사도 있겠지만, ‘소명’으로 여기고 책임감을 갖고 하는 상담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우리의 인생이 시들지 않으려면 일에서 보람이 있어야 한다. 상담사가 행복해져야 고객도 행복해지고 회사도 행복해진다. 이제 상담사의 업무 행복도를 위해 단편적인 인센티브와 회식이 다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자. 좀더 입체적으로 좀더 장기적인 행복감을 주기 위해 상담 업무 자체에서 오는 행복감을 되짚어 볼때다. 알베르 카뮈는 말했다. ‘일이 없다면 모든 인생은 부패한다, 그렇지만 일에 영혼이 없다면 인생은 질식사 한다.’고...
글 윌토피아 지윤정 대표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