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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피아] Leadership Insight - 지윤정의 감성터치
스몰토크(Small Talk) 소통을 하자
기술 수준은 비슷했다. 다만 중국은 만리장성을 쌓고, 이집트는 한 사람을 위해 피라미드를 만들 때, 로마만이 개방을 위해서 15만 킬로미터의 도로를 만들었다.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메타포는 더불어 살기의 중요성이다.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곳이 황금어장이다. 잡종이 강세이고 하이브리드가 대세이다. 여기와 저기를 링크 걸어 서로 교류하게 하는 허브가 중심이다. 미래 고용주가 찾는 인물형도 바뀌고 있다. IQ로 입사해서 SQ(사회지능지수)로 승진한다고 머리가 좋고 점수가 높아도 함께 어울리지 못하고 더불어 공존하지 못하는 사람은 예전만큼 환영 받지 못한다. 세계적 심리학자 ‘대니얼 골먼’은 오늘날 성공하는 사람들은 무엇보다 사회지능지수(SQ)가 높다고 말한다.
혼자서는 잘 놀다가도 손님이 오거나 또래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 못 어울리는 아이가 있는 반면 혼자서는 몸을 비비꼬다가도 타인과 어울리는데 선수인 아이가 있다. 내 장난감을 챙기느라 불안해서 얼른 손님이 떠나주기를 바라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나눠주고 바꿔가지며 함께 즐거움을 만끽하는 아이가 있다. 사회지능지수는 타인의 감정과 생각을 제대로 인식하고 좋은 관계를 만들어가며 좋은 결과가 나오게 하는 능력이다. 상대를 배려하고, 겸손하게 양보하고, 상대와 문제가 생겨도 바로 좋은 감정을 회복하고 화해를 도모하는 능력이다.
이제 디지털이나 첨단과학의 힘으로는 대체할 수 없는 ‘사람만의 고유 능력’이 경쟁력이다. 남보다 산수를 빨리 풀고 남보다 영어단어를 많이 아는 것이 경쟁력이 아니다. 그것은 전자계산기와 전자수첩이 도와준다. 오직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은 따로 있다. 사색을 통해 상상력, 창의력, 직관력을 키우고 관계를 통해 친밀감, 감수성, 소통을 높여야 한다. 지금 못하면 나중에도 못하고, 지금은 안 하는 거지만 나중엔 못하는 것이 된다.
특히 리더의 소통하려는 의지는 조직의 분위기를 좌우한다. 리더가 대화는 쓸데없이 노닥거리는 하찮은 것이라고 믿으면 조직은 소통하지 않는다. 서로 곪아 터지고 결국은 응어리질 뿐이다. 조직에선 비밀이 없을수록 수익이 상승한다.
하이브리드 시대, 소통의 3가지 원칙 리더가 하이브리드하는 소통의 문화를 위해 취해야 할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양이 질을 낳는다. 땅을 파면 맨 처음부터 맑은 물이 나오는 법은 없다. 맨 처음엔 겨우 땅의 축축한 기운이나 만나게 될까 우물이 도통 아닐 성 싶다. 그래도 인내심을 갖고 더 파야 겨우 탁한 물을 만난다. 이 탁한 물을 넘어 달고 맑은 샘물에 이르려면 많은 삽질이 필요하다. 사람과 소통할 때도 비슷하다. 천천히 꾸준히 섬세하게 양을 투자해야 한다. 소통은 말보다 발이다. 우물의 진가는 깊고 오랜 삽질에서 나온다. 잠깐 쇼맨십으로 튀는 것보다 오래 한결같이 마음을 여는 리더에게 손을 내민다. 소통하자고 해 놓고 따로 엘리베이터 타고 따로 밥 먹고 따로 테이블에 앉으면서 날 잡은 것처럼 ‘간담회’를 하는 것은 소통이 아니라 ‘쇼’다. 절대적 시간을 할애해 꾸준히 소통의 물꼬를 만들자.
둘째,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정승 개 문상은 가도 정승 문상은 안 간다는 말이 있다. 얻어 건질 것이 있을 때와 챙길 것이 없을 때가 달라진다면 진정한 만남은 묘연하다. 앞에서 웃는 것보다 뒷모습까지 바라볼 때 진심은 전해진다. 필요한 사람에게 넙죽거리는 것보다 필요와 상관없이 마음으로 배려할 때 그 진정성은 밝혀진다. 정말 잘해야 하는 사람에게 잘 하는 것보다 안 그래도 되는 사람에게 잘하자. 높은 사람 앞에선 고개를 하도 주억거려 앞통수 밖에 안보이다가, 경비원이나 서빙요원, 운전기사에게는 턱을 꼿꼿이 세우는 사람이 있다. 나보다 높으면 넙죽거리다가 나보다 약하다 싶으면 안면몰수 하는 사람, 그와는 소통하기 어렵다. 정말 소통하는 사람은 마음을 나누는 사람이지 득실을 따지는 사람이 아니다.
셋째, 작은 것부터 시작하자.
빅마우스(Big Mouth)보다 스몰토크(Small Talk)다. 빅마우스가 뻥치는 사람이라면 스몰 토크는 신변잡기적인 잡담이다. 엘리베이터 기다리는 동안, 버스 같이 타서, 화장실에서 손 닦을 때, 자판기에서 커피 뽑으면서 우리는 자투리 시간을 만난다. 이럴 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아무 말도 안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먼저 말 걸어주기를 기다리면서 눈치만 보는 사람도 있다.
이럴 때 가볍게 일상을 묻고 자신을 알리고 함께 공감대를 찾는 사람이 스몰토크의 대가다. 사람은 맨 처음부터 신뢰감이 생기지는 않는다. 처음엔 가벼운 호기심을 갖고 상대를 보다가 호기심이 채워지면 기대감을 갖게 되고, 기대감 다음엔 호감이 생겨 친밀감으로 이어진다. 결국 친밀감이 쌓여 호형호제하는 신뢰감까지 가는 것이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고 한걸음에 다 갈 수 없다. 작지만 가벼운 이야기로 상대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스몰토크는 관계의 징검다리이다.
욕 중에 가장 심한 욕으로 윌리엄 메레디스는 ‘그 사람은 아무 일에도 관심이 없다’ 라는 표현을 꼽았다. 아무 것에도 관심이 없는 사람은 스몰토크를 하기 어렵다. 무관심이 사랑의 반대말이듯 관심이 없으면 함께 소통할 수 없다. 반대로 관심만 있으면 못할 게 없다. 군중 속에서도 내 가족은 금방 찾고 시장 한복판에서도 내 아이의 목소리는 귀에 꽂힌다. 주파수를 맞춘 관심은 가려내어 들을 수 있고 도려내어 볼 수 있다. 넥타이에 그려진 캐릭터를 보고도 상대의 취향을 알 수 있고, 새로 바뀐 가방을 보고도 패션감각을 칭찬할 수 있다. 대화하고픈 마음만 있다면 차가 막힌 월요일을 위로할 수도 있고, 설레는 금요일을 챙겨줄 수도 있다.
소통은 기술인 것 같지만 태도다. 그래서 가르치기가 어렵다. 기술은 가르칠 수 있지만 태도와 열정은 가르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좀더 시간을 내 상대의 시선으로 보고 마음을 쏟아 상대의 가슴을 헤아려보자. 그래야 피상적인 슬로건이 아니라 실질적인 행동이 나온다. 생기 있는 사람과 활기를 나누려면 상대에 대한 내 마음의 눈부터 씻어야 한다. 차이점만 발견하고 거리를 둘 것이 아니라 공통점을 발견해 거리를 좁혀보자. 코드가 안 맞다, 세대차이가 난다, 성이 다르다, 입장이 다르다, 부서가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와 닿을 수 없는 거리감을 만들 것이 아니라 같은 인간으로, 같이 낯설고, 같이 고독하다는 차원에서 유대감을 만들어보자. 소통은 연대와 관계 속에서 비로소 생명의 빛을 만난다.
글 윌토피아 지윤정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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