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MBC eCONOMY] 사회어 탐구생활 - 상사에게 보고할 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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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eCONOMY] 사회어 탐구생활 - 상사에게 보고할 때
결재 받으러 갈 때마다 간이 해바라기씨 만해진다. 기분 좋을 때는 너그러운 동네 형님 같다가, 기분 한번 틀어지면 검찰실에서 심문하는 검사 같다. 자기 자식에겐 팥죽 주고 의붓 자식에겐 콩죽 준다고 과장님이 결재 요청하면 쉽사리 해주다가도 내가 들어가면 사사건건 시비다. 윗사람의 말 한마디에 어제까지 공들인 프로젝트를 생선 뒤집듯 뒤집고, 복도 지나면서 임원이 스치듯 내뱉은 아이디어 하나가 업무 진행 순서를 헤짚어 놓는다.
어느 장단에 박자를 맞춰야 하는 건지 눈 돌아가다가 입도 돌아가게 생겼다. 사비를 털어서라도 CC카메라와 녹음기를 사무실 곳곳에 설치하고 싶을 지경이다.최소 예산으로 하라고 불호령을 내리길래 기껏 업체 바꾸고 종이 재질 바꿨건만 오늘은 또 왜 이렇게 허접하냐고 난리다. 대충이라도 일정을 맞춰야 한다고 보채길래 대략 잡아왔건만 이걸 갖고 어떻게 임원 보고를 하냐고 펄펄 뛴다.
알아서 해보래 길래 알아서 해가면 ‘누가 이렇게까지 하라고 했어? 이 사람이 회사가 땅 파서 사업하는 줄 알아?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만 ‘ 하며 삿대질을 해댄다. 신상품 아이디어 기획해 보라고 붕붕 띄울 때는 언제고, 이제는 ‘이게 상품성이 있겠느냐? 사업성이 있어 보이느냐? 다른 회사 중 도입한 데가 있느냐?’라며 구석구석 태클이다.
하루에도 열두 번 기분이 널뛰는 상사도 버겁고 그 타이밍에 결재 받으러 들어간 내 팔자도 버겁다. 결국 뭔 말이라도 해야겠길래 ‘지난 번에 그렇게 하라고 하셨잖아요. 시키신 대로 했는데요.’라고 말했다. 물론 미간에 잔뜩 주름을 잡고 너무 죄송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말이다.직장에서 오래 버티다 보면 느는 것은 연기력 뿐, 이러다 위염과 불면증으로 산업재해를 신청할 판이다.
1. 노예 대신 주인
상대가 누구인지, 상황이 어떠한지 판단하고 알아채는 능력, 불안과 분노를 걷어내고 상황을 입체적으로 해석해내는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상사가 경제성을 외치며 조여올 때 담당자는 효과성을 고려하며 조율해야 한다. 무조건 싸우기 싫다고 피하거나 시키는 대로만 하면 안된다. 비용을 적게 들이는 것도 좋지만 그렇게 까지 줄이면 일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을 설명하고, 빠르게 하고 싶지만 그렇게 까지 하면 결과가 염려스럽다고 설득하자. 상사가 엑셀을 밟을 때 땅 사정을 고려하여 브레이크를 밟아줄 줄 아는 것이 담당자의 역할이다.
2. 수단 대신 목적
아이히만은 어떻게 하면 최소의 비용으로 많은 사람을 죽일 수 있을까 하는 도구적 이성 밖에 없었다. 직장에서도 도구적 이성만으로는 일을 제대로 해낼 수 없다. How만 찾지 말고 Why를 물어야 한다. 목적을 알아야 방법이 찾아지고 무엇을 위해 그러는지를 알아야 다양한 대안이 나온다. 자동차의 히터 성능을 어떻게 하면 올릴까보다 자동차 히터가 왜 존재하는가를 생각하면 창의적인 대안이 나온다.
“차에 탄 사람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라는 히터의 본래 목적에 집중하면 전열시트, 외부 바람막이, 무릎담요 등 다양한 대체방안이 있다. 창의성을 높이고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 목적중심적으로 생각하자. 상사가 성냥을 찾더라도 “성냥이 없다”고 답변할 것이 아니라 왜 찾는지 생각해보면 다른 방도가 있다. 만약 식사 후 이를 쑤시려고 한다면 성냥 말고도 명함, 옷핀, 손톱 ,가글 등 대안은 많다. 생각은 목표를 얻기 위해 방법을 찾는 정신활동의 과정이다. 자꾸 다니는 곳이 길이 되고, 처음 간 오솔길이 대로가 되듯 생각하는 길을 열어두어야 생각의 속도가 빨라진다.
3. 상사 눈치 보기 대신 상사의 눈으로..
만약 스스로도 미심쩍은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까지 결재 받을 때 보고하자. “이 부분이 좀 미심쩍기는 하지만 부장님께 보고드리면 무언가 방법이 찾아지지 않을까 해서 일단 되는데 까지 해봤습니다. 부장님 생각은 어떠신지요? “라고 말이다. 스스로도 아닌 것 같으면서 그냥 지시대로 작성하여 결재를 올리면 여러 사람에게 마이너스다. 스스로 확신 없이 꼭두각시처럼 들러리 서거나, 울며 겨자 먹기로 남 대신 결재 들이밀었다가 더 윗선에서 문제 터지면 누가 날 보호해 줄 것 같은가? 절대 그런 일은 없다. 오히려 대신 결재를 부탁했던 사람이 편승하여 내게 덤탱이를 씌우는 경우가 더 많다. 따라서 스스로 확신이 없는 결재는 올리지 않는게 좋다.
이 기안에 얼마나 열정과 확신이 있는지 스스로 납득하고 들어가자. 용기는 상사 눈을 똑바로 보고 대들 때 발휘하는 게 아니라 상사 눈으로 결재서류를 볼 때 발휘하는 것이다. 상사 눈을 공격하지 말고 상사 눈이 되어 공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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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윌토피아 지윤정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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