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MBC eCONOMY] 사회어 탐구생활 - 상사에게 항의할 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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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eCONOMY] 사회어 탐구생활 - 상사에게 항의할 때
잘 알지도 못하는 일에는 감 놔라 배추 놔라 참견하고, 그나마 잘 아는 일에는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잔소리다. 실무자에게 전결권을 넘겨주지도 못하고 혼자 하지도 못한다. 그 덕에 나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다. 새로 온 상사는 영업팀 출신이다. 교육업무는 당췌 모르면서 결재를 올리면 끌어안고 있다. 언제 결재를 해줄 건지 기다리다 목이 빠지겠다. 그래서 시시각각 동태를 살피며 다시 여쭈면 “그래, 자네 생각은 어떤가?” 그래서 의견을 말하면 “알겠네. 나가 봐” 하면 그만이다.
자그마치 일주일이나 끌어놓고 결국 막판에는 처음에 내가 말한 방법대로 한다. 누구 피말리는 꼴을 보려고 작정한 것 같다. 실무자에게 전결권을 줘야 하는데 상사랍시고 끌어안고 있다가 도움도 안 되면서 일만 늦게 만든다. 시거든 떫지나 말고 떫거든 시지나 말지, 업무도 모르면서 고집만 살아있다. 이런 물정 모르는 상사 때문에 팀 성과 떨어지고 내 시간 잡아먹는다. 짧고 굵게 일하고 싶은데 야근은 필수, 철야는 선택이다. 이러다 대학 때처럼 퇴근 후에도 독서실을 빌리든, 집에 회사 컴퓨터를 옮겨놔야 할 판이다. 꼭지 돌고 뚜껑 열리는 이런 날, 잘하면 사람 치겠다 싶은 이런 날, 퇴근 시간 임박해서 날아오는 상사의 한마디, “이것 좀 확인해주게.” “또 저예요? 왜 저한테만 그러세요? 제 입장도 생각해주셔야죠. 너무 심하세요” 나도 모르게 욱했다. 퍼부었지만 비워지기는커녕 더 커져버린 스트레스, 직장생활이 아니라 고통학교에서 수련받고 있는 것 같다.
화 나지 말고 화내자
상사는 부하의 능력만 보는 게 아니라 충성심도 보고, 힘들 때 갈등을 푸는 태도도 본다. 상사는 과거의 업적만 평가하는 사람이 아니라 미래의 위기 상황에서 부하가 어떻게 돌변할지도 예측해야 하는 사람이다. 나의 일시적 맞대거리가 상사에게는 앞으로 일어날 예고편이라고 여겨질 수 있다. 감정 조절도 능력이다. 부정적 감정은 기껏해야 수명이 90초밖에 안 된다. 화가 나면 잠시 심호흡을 하고,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속으로 천천히 세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감정을 진정시킨다. ‘욱’하는 감정은 90초만 참으면 저절로 수그러든다. 오히려 화는 나는 게 아니라 내는 거다. 나도 모르게 화가 나서 아니할 말을 한 것은 감정의 노예가 된 거다.
반면 필요에 따라 의도적으로 상사에게 부조리를 토로하고 불만을 주장하기 위해서 화를 낼 수는 있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욱해서 화나면 안된다. 차라리 이왕 할 거 점수라도 따고 생색내며 도와주자. ‘에구구.. 어제도 늦었는데 오늘 또 늦는 게 뭐 대수겠습니까? 대신 팀장님, 맛있는 밥 사주세요” 이렇게 이보 전진을 위해 일보 후퇴하자. 이왕 할 거면 기분 좋게 하자. 콧노래를 부르며 화낼 수 없다. 웃다보면 기력도 살아난다. 안 할 거면 모두가 납득할 명분을 만들어 간절하게 양해를 구하고, 이왕 할 거면 입 내밀지 말고 콧노래 부르며 하자.
헬리콥터뷰로 보자
보이는 것만 보지 말고, 들리는 것만 듣지 말자.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알려면 조직 전체의 방향을 알고 정렬해야 한다. 회사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고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에 관심을 기울이기보다 내 일에 방해가 되는 것은 모두 적으로 간주하고 자기만 빛나려고 하는 것은 우매한 짓이다. 산속에서도 나침반이 필요하고 바다에서도 등대가 있듯이 회사 전체의 기준점과 목표점을 알아야 한다. 내 입장에서는 완벽하게 해낸 일도 좀더 거시적인 눈에서 좀더 목적에 비추어보면 쓸모없는 것들인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과장일 때는 스스로가 부장인 것처럼 생각하고 임원일 때는 사장의 마음이 되어 업무를 봐야한다. 직장은 배운 일만 해서 될 만큼 안이한 곳이 아니다.
안 가르쳐주는 것까지 볼 줄 알자. 특히 ‘제 입장도 생각해주셔야죠’라고 말하는 부하를 보면 상사도 ‘내 입장은?’이라고 반문하게 된다. ‘입장’은 자기 중심적인 관점이다. 각자의 입장을 고려하면 조직은 굴러갈 수가 없다. 조직이 함께 모여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개인의 입장보다 조직에서 맡은 임무와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입장이라는 말을 자꾸 쓰다 보면 건설적인 미래를 찾게 되기보다 잘잘못을 따지거나 핑계를 찾게 된다. 상사의 눈으로 내 일을 보자.
조리있게 항의하자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먼저 “제가 내일 오전까지 해야 할 일이 있을까요?”라고 묻고, 상사가 과중한 업무를 주면 당당하게 “언제까지 해야 할까요? 내일 오전까지는 어렵지만 3일 안에 해놓겠습니다”라고 하자. 이때 웃는 얼굴로 상냥하게 말하되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는 게 포인트다. 말이 길어지면 꼬투리 잡힐 구석도 많아진다. 또 거절할 땐 ‘못하는 거지 안 하려는 것이 절대 아님’을 알려야 한다. 지금 일이 바쁘다는 것부터 먼저 들이대면서 단도직입적으로 거절하거나, ‘왜 저한테만 그러세요? 김대리에게 시키시지요’ 라고 들이대면 역효과만 날 뿐이다.
차라리 ‘지금 당장 해야 하는 일인가요?’라고 묻고 다른 동료에게 시키면 안 되겠냐고 의견을 구하거나, 유머조로 죽는 소리를 하며. “어휴, 부장님 좀 살살 주세요. 저 다음 달에 입원할지도 몰라요”라고 농담으로 맞받아쳐 보는 것도 방법이다.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일을 떠넘기기식으로 자꾸 넘긴다면 상사의 책임 소재가 분명한 업무를 일부러 실수해서 상사가 책임을 질 수밖에 없도록 하는 강경책도 쓸 수 있다. 내가 아는 한 직장인은 이 상황까지 치닫다가 보복성 업무 몰아주기에 지친 나머지 상사의 상사를 만나 상황을 토로한 적이 있다. 상사의 상사와 만날 때에는 이것이 나 하나 일신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 전체의 효과성 문제라는 점을 부각하며 역할 분장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물론 이쯤되면 막가자는 얘기일 수도 있는데 정 안 된다면 히든카드를 꺼낼 수 밖에 없다. 항의는 하되 조리있게 좋은 인상을 남기자.
■ 네 알겠습니다. 대신 밥 사주세요
글 윌토피아 지윤정 대표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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